운전을 안 했을 땐 몰랐는데 운전을 하니까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출퇴근 시간이 단축됐다. 매일 뚜벅이로 걸어서 편도 40분씩 걸렸던 길이 아무리 막혀도 20분이면 도착이니 나로선 신세계가 따로 없다.
퇴근하고 운동 가기 전 늘 서둘러서 밥먹고 설거지하고 하던 시간들도 한결 여유로워져 신이 난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을 며칠전 발견했다. 운전을 하니 모든게 좋긴 한데 딱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일상에서 충분히 걷던 시간들이 사라져서 몸이 찌뿌둥했다.
매일 걸을 땐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또 안 걷기 시작하니까 좀 걸어야겠다는 청개구리 같은 맘이 든다. 몸도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처음엔 회사 점심시간에 걸어볼까 싶어 한 이틀 밥 먹고 걸어봤는데 아무래도 회사가 공단에 있다 보니 걸을만한 환경은 안된다. 꽃가루에 먼지를 다 뒤집어쓰는 기분이랄까..?
이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두류공원이다. 집에서 걸어가기엔 멀고, 차 타면 10분 컷인 대구에서 가장 큰 공원인 그곳! 두. 류. 공. 원.
하지만 두류공원이 좋은 만큼 사람들로 늘 붐비기 때문에 주차가 걱정돼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가보자 싶었다.
두근두근 출발.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퇴근길 시간대라 가는 길이 막혔다. 평소 10분이면 도착했겠지만 25분 정도 소요..ㅎㅎ
다행히 주차장엔 차들이 많지 않았고 초보인 내가 주차하기에도 어렵지 않은 곳들이 많았다. 주차도 무사히 성공!
두류공원은 늘 그렇듯 사람들로 북적인다. 할아버지들의 장기 스팟도 여전해서 삼삼오오 모이셔서 장기를 두고 담소를 나누신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족들도 여럿 보인다. 요즘 러닝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사람 구경하며 걸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거기에 공기는 말해 뭐 해. 숨통이 탁 트이는 느낌~
이 맛에 두류공원 온다니까~
위에 사진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팟. 두류공원 속 작은 공원이라고 혼자 이름도 붙여둔 곳이다. 원래는 유채꽃으로 가득했는데 몇 해전 공사를 하더니 동화 속 같은 작은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작은 전망대 위에서 내려다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앙증맞고 귀여운 손안에 공원 같은 느낌이랄까? 눈을 정화하고 다시 출발해 본다.
봄이 되어 연둣빛으로 새싹이 난 나무들이 어느새 늠름하게 초록빛을 띠고 있다. 피톤치드를 가득 뿜어 낼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날을 정말 잘 잡았다. 공기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원하고 뽀송한 날씨. 탁 트인 하늘에 해지는 저녁노을까지 완벽한 날이었다.
해지기 전에 가려고 했는데 중간중간 멈춰서 여기저기 구경하며 걷다 보니 결국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83타워도 보이고. 오랜만에 오는 두류공원은 힐링 그 자체였다. 저 공원이 보이면 한 바퀴 다 걸었다는 뜻! 40분 조금 넘게 걸었다. 평소 퇴근길 걷는 시간과 비슷하게 걸었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차로 직행했다. 왜냐면 완전 저녁이 돼버리면 주차가 걱정되었기 때문에. 막판에 내비를 켜고 집으로 왔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빙 둘러왔다.
길치는 운전을 해도 나아질 기미가 없네...^^;;
무튼 앞으로도 종종 저녁에 살살 걸으러 두류공원으로 많이 가야겠다. 평일 저녁은 주차하기도 괜찮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두려움도 자연 치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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