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차의 짜릿함
남편은 세차광이다. K8 첫 새 차가 생기자 주말마다 손세차를 다녔다. 우리 부부는 주말에 항상 장을 보러 같이 가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세차장도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세차를 하는 남편을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오늘 밤에 비 온다는데 굳이 세차를 왜 해?"
"비 와도 세차해둔 차에 오면 얼룩이 덜 생겨"
"....?"
이해는 안됐지만 세차하면서 반짝반짝 광이 나는 차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특히 꽃가루나 빗물, 새똥에 난리가 난 차가 세차장에 들어가 세찬 물폭포를 맞고 나오기만 해도 마치 내 몸을 씻은 것 마냥 속이 다 후~~련했다ㅋㅋ
그냥 나도 같이 세차광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런 나는 얼마 전 차가 생겼다. 시어머니 차를 잠시 타게 됐는데 겉보기엔 나름 깨끗해 보였지만 구석구석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얼른 세차하러 가야지~ 가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번 주에 차 짐정리를 싹 끝내고 세차를 하러 갔다. 집 앞 오토스테이에 남편처럼 세차 월 정기구독을 했다.
월 무제한 48,500원인데 27,000원 할인 쿠폰도 있길래 적용하려 하니 세차장에서 직원 확인이 필요하대서 일단 결제를 하지 않고 갔다.
알고 보니 27,000원은 첫 달에 모두 쓸 수 있는 쿠폰이 아니었고, 3달에 걸쳐서 9,0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대서 이번 달은 39,500원으로 결제했다.
그래.. 이왕 세차하기로 한 거 돈 좀 써보자!
남편이랑 둘이서 티볼리 묶은 때를 벗기느라 거의 40분 정도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아지경 세차를 했다ㅋㅋ 둘 다 말없이 서로 할 일만 척척! 손발은 또 어찌나 잘 맞는지..ㅋ
세차 전, 후 사진을 찍어둘걸 그랬네.. 세차를 다하고 장까지 보고 집에 들어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하하..
그래도 뭐.. 그래 괜찮다. 세차하고 내리는 비는 덜 얼룩진댔지..?ㅋㅋ 개의치 않고 저녁을 먹었다. 둘 다 완전히 지쳐서 저녁은 그냥 라면 끓여 먹고 땡.
다음날 일요일, 남편 차 K8을 세차하러 가는 날 남편은 "티볼리도 그냥 가볍게 하고 오지?"라길레 또 의욕뿜뿜인 내가 덥석 "그래볼까?"라며 둘 다 차를 몰고 세차를 하러 갔다.
또 물아일체 세차를 반딱반딱하게 하고 나왔고 저녁에 샤워하고 나오니 또 비가 내린다!!!!ㅋㅋㅋ 이틀 연속으로!!!
괜찮아~~ 괜찮아~~ 하늘도 나의 첫 세차를 축하해 주는구나!
"이제 세차하고 비 오는 기분이 뭔지 알겠지?" 남편이 옆에서 피식 웃으며 얘기한다. "응...ㅎㅎ" 짤막한 나의 대답. 그래 세차는 다음 주에도 또 하면 되니까~
무튼 어쩌다 보니 나도 세차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 세차장에 들어가면 차들이 정말 다 반짝반짝하고 휠에서도 광이 난다ㅋㅋ 그 모습이 보기 좋아질 줄 누가 알았을까? ^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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